Tuesday, September 26, 2006

아슬위태

오늘 저녁에 집에 오다가
전철에서
한쪽 끝에 있는 칸에서 다른 쪽 끝에 있는 칸으로 가려고

뚜벅뚜벅 걸어서 문을 제치고
또 뚜벅뚜벅 한 칸을 걸어서 문을 제치고
또 한 칸을 뚜벅뚜벅 걸어서 문을 제치려고 하다가

갑자기 내 뒤에 몇 명이 나를 따라오는데

누군가가 앞으로 나와서 이 문을 나 대신 좀 제쳐줬으면,
하는 마음에
좀 슬퍼졌다


아....
나는 요새 이 정도로 위태위태

Sunday, September 17, 2006

monday

이런 월요일도 가끔 괜찮겠다,
생각했지만
알수 없는 너

Saturday, September 09, 2006

hummm....

당황스러움/

지하철역 가판에서
신문, 잡지, 간단한 음료수, 그리고 라이터 등을 파는 아저씨.
아침마다
어느 날은 요구르트, 어느 날은 신문 한 개를 사곤 하는데
아저씨는 "좋은 하루 되세요" 로
구매자에 대한 감사를 표시 하는 동시에
구매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곤 한다

나는 원래 빨대를 그리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두 가지의 이유때문에
스무살 이후로 종종 빨대를 찾곤 하는데

첫째로 입술에 뭔가를 바른 날은
컵에 직접 입을 대고 뭔가를 마시기 힘들고
둘째로 흔들리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요구르트 같은 걸 마시고 싶을 때는
종종 빨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흔들리는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까지 요구르트를 꼭 마셔야 하나, 누군가 묻겠지만 난 가끔그런다)


어느 배고픈 아침의 출근길,
나는 집에서 가져온 요구르트는 있었으나 빨대가 없어
지하철을 기다리며 난감해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아저씨 옆에 달려있는 빨대 묶음이
매우 탐스러워 보였다.

"아저씨 이거 하나만 가져갈게요"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며 빨대 하나를 도적질한 내가
이상하게 생각되었을 건은 이해한다. 그러나
'만에 하나 아저씨의 기억력이 매우 비상하다면'
가끔 여기서 내가 물도 사고 신문도 사고 했던 걸
기억할 법도 하련만.


가차없이 날 야리는 아저씨의 눈빛.


"좋은 하루 되세요"는 진정
소비자의 구매행위에 대한, 그리고 그것이 아저씨의 이번달 수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반사적이고 중립적이며 탐욕스러운 반응이었단 말인가.




** 오늘 아침에 뭘 했더니 이게 다시 열린다... 흠... 내가 뭘 잘못 만져서 계속 접속이 안됐던 거로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