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ie Oliver 는 내가 좋아하는 요리사 (모 어떤 다른 일로 욕을 먹는다고 해도 그의 요리쇼는 분명히 재미있다)이자, 뭐랄까, 요리에 대한 객관적이고 때로는 서구적인 관점을 알게해준 사람이다. 난 원래 먹는것은 좋아했었고 어느새부턴가 만드는 것에도 조금씩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는데 메뉴는 아주 소수에 국한된다.
낮에 뭘 해먹을까를 고민하다가 현진이가 화이트소스 스파게티를 원했고 상미도 동의했기에
어린 현진이를 시켜 베이컨과 양송이까지 사오게 해서 굵은 스파게티를 오랫동안 삶아 드디어 세 접시를 마련했다.
그런데 나는 다 먹을 동안 요놈 둘은 티비를 본다는 핑계를 대고 먹는 속도를 줄이더니 급기야 상미는 대놓고 피클을 찾기 시작한 후 이상하게 스파게티를 먹기 시작했다. 입을 꼭 다물고 면만 주루룩 흡입해서, 마치 맷돌에서 콩국물이 갈려나오듯 소스는 수동적으로 뱉어내는 것이다. 현진이도 늑장에 늑장을 부리면서 맛있다고는 하나 전혀 속도가 안난다.
내가 상미의 그 먹는 모습을 보고 왜그러느냐고 묻고 우리 셋은 다 웃다가 나자빠졌다. 슬쩍 나몰래 소스를 회피하던 상미는 딱걸렸고, 함께 파스타를 회피하던 현진도 제발 저린 것이다.
이로써 나는 부적격 요리사임이 판명되었다.
나중에 덧붙인 상미는 자기는 역시 한국 사람이라느니,
앞으로는 음식에 우유를 넣지 말라느니 하면서 우유를 넣은 scrambled egg에 대한 혐오를 다시 한번 강하게 드러냈다.
우유라면 나도 정말 싫어했는데 입맛이 변했나보다.
그리고 앞으로는 동생들의 미각을 혹사시키지 않기위해 절대 요리는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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