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April 23, 2006

weekend, tired

1.
마지막으로 동대문시장엘 가본 게 한 일년 전쯤이었었다.
봄이 되었고 이쁜 귀걸이도 사고 싶었고 그래서
금요일 저녁을 마치고 동대문시장엘 갔다, 혼자서.

현진이가 운동화에 끼어야 한다는 '우동끈' 삼천원 짜리를 사고
맘에 드는 귀걸이 두 개도 샀다
이뻐보이는 원피스가 있어서 한번 입어봤지만
입은 후에는 ' 대개 그렇듯이' 별로 맘에 안들어서
'잘 봤습니다' 그러고 나서는데 주인이 내가 입었던 원피스를 낚아 채더니
아주 무서운 눈초리로 날 째려봤다


그 전까지만 해도, 이거랑은 뭘 같이 입어야 돼요,
사이즈가 잘 맞아요 어째요 친절하더니

더욱 무서운 건 그 여자 키가 나랑 비슷한데
내 어깨와 아주 가까이 있었던 상태여서
그 여자의 다른 몸 부위는 하나도 안 보이고
오로지 어깨 너머로 보인 무서운 눈초리만 보였다는 것이다.



와 진짜 무섭다, 그랬다


2.

높은 구두를 신고 동대문 시장에서
몇 시간을 헤메는것은 정말 살인적이었다
이번 주말엔 발이 아프다


3.

모르겠다

Monday, April 03, 2006

my favorite theat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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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휴일과 평일의 경계가 모호한
학생의 때,
그 중에서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꿈같았던 호주에서의 시간은 가끔,

정말 살면서 그 때의 시간이 없었더라면
난 지금 과거를 생각할 때 무엇을 추억할까, 라고 생각할만큼 좋고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아 그런데 오늘 사진들을 보면서
내 기억력을 탓할수 밖에 없었는데
이 극장과 여기서 하는 영화들을 좋아해서
몇번이나 갔었던 이 동네 이름을 잊어버리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여튼,
내가 좋아하던 극장.
perth에 있던.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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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참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unavailable 하거나
unreacheable 하거나
not interested in me at all 하거나

a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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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번에 있던 어떤 시장에서였다
퀸스 마켓이었던가,
어머머 벌써 이 이름조차 잊어버렸다

과일들이 참 귀엽기도 하지

요새는 시간도 없거나
의욕이 없어
좋아하는 사진찍기도 못하고

some satur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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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졸업하니 주변 사람들의 삶은
점점 더 '발산'하는 것 같다.
다양한 삶을 산다.
부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다.

일주일 내내 나는 긴장 속에 눈을 뜨고 긴장 속에 잠들고
심지어 꿈속에서조차 긴장 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다.
유일하게 금요일 저녁, 혹은 토요일 낮시간,
나는 여유롭게 유유히 시간을 즐기거나
음악을 듣거나
오랫도안 지지부진한 아이팟의 라리브러리를 업데이트하거나
내가 좋아하는, 혹은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웹사이트를 둘러보거나, 그럼다.

그러다보면 '내일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커다란 강박관념도 사라진 채여서
밤 한 시고 두시고까지 잠을 안자다
아주아주 눈이 아파 도저히 더이상은 뜨고 있기 힘들 때가 될때서야 불을 끈다.



주말이 다 가버리고 월요일 아침.
아침에 일어나면 배는 이미 살살 아프다.
'오늘은 또 어떤 하루가 기다리고 있을까' 라는 기대와 설렘임으로 하루를 시작할 날이
곧 오긴 올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아직 나는.
순진한 흥분과 기대로 하루를 시작하기에는
모르는 것, 알아야할 것, 더 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그래서 '오늘은 무사히 아무 사고 없이 지나갈 수 있을까'
'도대체 난 얼마나 더 지나야 이걸 다 알게 될까' 하는
두려움, 떨림, 그리고 긴장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지하철을 타고,
모니터를 응시한다.


여기저기서 잘잤냐, 요새는 회사 일이 어떻냐고
부산스럽게 아침을 전하는 식구들의 물음에도
반쯤 정신나간 사람처럼 건성으로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나의 한껏 긴장됨 때문이다.

나는 홍콩에 있을 때 '주말에도 일해야 한다'는 말,
주말에도 일한다는 사람들을 하도 많이 봐서
되도록이면 주말에라도 한나절 정도 나가서 정리하고 하려고 여러번 노력했다.

하지만 뭘 해야 할 지 대충 시간만 때우다 돌아오고는,
이번 주엔 사무실에 갔었다는 사실만으로 위안을 삼곤 했다.

지금은 주말에라도 일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데,.
집도 멀고 여러가지 이유로 더 잘 못가게 된다


하루 중 문득 홍콩의 사무실이 미치도록 그리울 때가 있다.
말은 안해도 세바스티앙 역시 파리의 일하던 사무실이
미치도록 그리울거다, 하루에도 몇 번씩.

스트레스와 체력 소모가 많은 일이라
옆엣 사람들과 시시껄렁한 농담을 하고
가끔씩 작은 커피룸에 가서 커피도 마시고
밖으로 나가서 담배도 피우다 들어오고
그나마의 스트레를 푸는 얘넨데,

가끔씩 누군가가 딜링룸 천장에 붙어있는
'음소거'된 티비의 볼륨을 크게 높여버리거나
엉뚱한 코미디 채널로 돌려버리거나 (평소엔 블룸버그 뉴스가 나온다 -_-)
전화기에다 대고 브로커와 웃긴 대화를 하는 걸 보고
딜링룸 전체가 와르르 웃거나, 떠들던...

홍콩 시장도 끝나고 해가 지기 시작하는 여섯시쯤이 되면
청소하는 아줌마들이 들어와서
시끄럽게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쓰레기통을 배우고
걸레로 한차례씩 책상을 닦아주시는데

뻥 뚤린 딜링룸에 큰 진공청소기 소리가 들리면
사람들은 이때라는듯,
자리에서 일어나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면서
짧은 휴식을 취하는 저녁무렵...


그런데 여기 지금 일하는 데선
다만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요하기만 하다
더구나 말 한마디 못 알아듣는 세바스티앙은 오죽할까.



요새 난 이렇다
주일도 다 끝났고 이미 월요일 새벽이 되었는데
또 한주가 시작되다니 주말이 너무 빨리 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