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명(4월 5월, 왜쉬는지는 모르겠다)을 핑계로 금요일이 또 휴일이었다
회사에서 몇명이서는 대만에 놀러갔는데
난 사실 처음에는 별 내키지가 않아서 안가겠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휴일이었던 금요일 오전에 있는 교회의 소그룹 모임(이번주에 드디서 처음으로 가봤다) 이 있어서
안가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대만까지 안가기로 하고 갔던 첫 소그룹 모임은 뭐랄까, 아 이럴줄 알았으면 대만 갔어도 될걸.. 이런 정도? 하하
글쎄 내가 일이 있어서 한시간이나 늦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끝나자 마자 각자 사무가 바쁘셔서 뿔뿔이 흩어지는 모습을 보고 약간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아예 가서 예배만 드리고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재빨리 교회를 빠져나가던 지난달과는
그래도 사뭇 다른 발전이 있었던 지난 한달이기도 했다...
얼마 전에 새신자들을 위한 저녁식사가 있었는데
나이가 드니까 이런데서 오라고 하면 갈 용기가 부쩍 생겨서 가서 사람들을 몇명 만나고 나니
한결 수월해 졌기 때문이다
오늘은 낮에 심천(Shenzhen)엘 갔다왔다
친구가 데려가겠다고 해서 구경삼아. 홍콩에서 심천가는건 참 쉽다.
심천은 원래는 중국이지만 홍콩에서 지하철이 연결되어 있어서
지하철 타고 한시간 정도 가면 국경이 나오는데
여기서 입국심사를 하고 나가면 중국땅인 심천이 나오는것.
같이 간 친구가 심천은 위험하고 도둑도 많고 그러니까 조심해야 하고
여자끼리만 왔으니까 먼 데는 못가겠다고 하면서 지하철역 나오자마자 있는
쇼핑몰에서만 쇼핑을 했다
우리 엄마 아빠가 짝퉁을 건지기 위해 그토록 노래를 불렀던 심천!
음.. 옷들은 왠지 서울에 이태원 시장을 보는 듯하다
여기저기 머리아프게 현란한 브랜드들, 마크 제이콥스, 클로이, 츠모리치사토, 등등을
카피해서 만들어 놓은 , 근데 감이나 바느질 상태는 훨씬 안좋은 옷들이 널려있는 그런 시장이다
나는 옷을 몇개 봤지만 실크인 옷들 감이 너무 좋질 않아서 결국 하나도 건지질 못했다
그대신 쪼고만 가짜 루이비통 빤짝이 가방을 하나샀다
크하하 옛날에 엄마가 이런거 사면, 도대체 왜사냐고 막 뭐라했었는데
조그만 방에 끌려가서 이거저거 고르다보니까 이거 꽤 웃긴데, 이런 생각도 들엇다
조금 있다보니 너무 배가 고파져서 밑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애프터눈티 세트'라고 하는 걸 먹었는데
난 프렌치토스트를 시켰고 친구는 오믈렛을 시켰다.
아니나 다를까, 중국이라서 왠지 불안했는데 (양식을 시켜도 영... 중국식 해석된 음석들이 나오므로)
내 프렌치 토스트는 안에는 땅콩잼이 발려져 있고 겉은 거의 튀겨진 수준이었고
오믈렛은 안에들은 양송이가 왠지 의심스런... 하지만 너무 배고파서
걷지 못할 수준이었으므로 허겁지겁 먹었다
하이라이트는 손톱.
손톱이랑 발톱이랑 합해서 만원이란다.
(다 한다음에 말리는 기계가 없어서한참동안 그냥 안아있다가 가야하긴 하지만 가끔가다가 필요한 색은 OPI매니큐어도 있고... 뭐 홍콩의 네일샵의 청결함이나 한국의 엄청난 손재주와 깔끔 떠는 것에는 대할 바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너무 싸다!!!)
오랜만에 손톱이랑 발톱이랑
색깔 칠해봤는데
하는 기술은 오히려 버벅대는 홍콩보다 나은듯 하다
집에 와서는 지난 주에 샀던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영화를 봤다
(디비디 인줄 알고 삼사천원에 사면서 왜이렇게 싸! 했는데 알고보니까 VCD보다가 눈아퍼 죽는줄 알았다)
와... 꼬마 빌리가 너무 귀여워서
그리고 더스틴 호프만이랑, 지금나에게는 '프라다에 나오던 메릴스트립의 어린 시절'로 해석되는
메릴스트립의 영한 시절의 영화
오랜만에 재밌게 봤다
그리고 집에 와서 오랜만에 (홍콩와서 한 세번째로) 햇반을 돌려서 냉장고에 있는
종가집 김치를 뜯고
온리 김치를 반찬삼아 한술 먹으면서
왜 진작 이렇게 밥 먹을 생각을 못했을까 한탄했다
왜 진작 이 생각을 못했을까.
내일 당장 가서 햇반 더 사고 김치도 몇개 사고
중국집에 전화해서 반찬 주문해서 밥먹어야지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