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February 25, 2005

it's so over now

두달여의 P&G 인턴으로서의 삶이 오늘로서 마감되었다.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해서 follow-up 한 것을 Deb, 고부장님, 그리고 오진용 선배님께
메일로 보냈다.
더 이상은 건드리기 싫은 그런 마음에서...

우리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퇴사직원용 form을 채우기 위해서
컴퓨터도 반납하고 의료보험증도 반납하고
그리고 부장님들, Deb과 점심을 함께했다.

점심식사의 주제는 내가 YS Lee를 너무 재미있어 한다는 것.
심지어 Deb까지,
만약 무인도에 누군가를 데려가야 한다면
IC 와 YS와 H과 JY과 TY중에서
누구를 데려갈 것이냐는 질문까지 해대는 통에
어디서나 target이 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아, 나는 그런 수준 높은 유머를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뿐이었는데!


우리는 회사에 들어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양재천변을 걸으면서
인생의 봄날을 맞이한 현우군을 축하해 줬다.

계속 걷다가 타워팰리스가 있는 동네에 다다랐다.
원래 목적하고 온 것이었지만
평당 4000만원을 한다는 이 동네의 어느어느 아파트가 있더라며
일년에 천 만원씩 저축하고 4년을 꼬박 모아
한 평짜리에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시덥지 않은 얘기들로
공중에 웃음을 뿌렸다.

소파가 있는 어느 카페에 들어가서
개를 끌고 왔다갔다하는 아줌마들을 지켜보면서
화려했던 현우군의 연애사를 들었다.
그리고 또 그 화려한 연애사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그녀를 위해
비싼 오렌지 주스를 구매하는 경험에 동참까지 하였다.


오진용 선배님, 그리고 고부장님과의 미팅을 끝으로
나는 할 일없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나왔으나
나중에 허군께서는 10분동안의 미팅을 위해
밤 여덟시 반까지 기다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it's so over now, really
그동안 정말 힘들기도 했으나 정말 재미있었다.
아, 이제 졸업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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