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IG
FAT
GREEK
WEDDING
브라질리안 크리스티나의 favourite은 My Big Fat Greek Wedding이었다. 작년 사월쯤 6박 7일간의 투어에서 만난 바싹 마르고 까만 크리스티나는 처음 호주에 도착하여 영화볼 생각이라곤 하지도 못하던 정신없던 나에게 요새 개봉한 영화에 대한 일말의 감각을 주었다. 제목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My Big Fat Greek Wedding이라니 무엇이 Big 이고 무엇이 Fat인지 궁금해졌다. 신기한건-어젯밤 세자매가 동시에 이 영화를 볼 때에 어린 현진이가 '도대체 뭐가 Fat이라는 거야?'라는 수준 높은 질문을 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존재한다.
그리스인, 그리고 그리스 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
툴라의 아버지의 그리스 문화에 대한 집착에 가까운 애정은 억지스럽지만 결국 이 영화의 가장 코믹스럽고 극적인 장면을 이르게 하는 발판이 된다. 그것은, 툴라와 이안의 결혼식을 일컬어 '오렌지'와 '사과'의 결혼이 'In the end, we're all fruit'이라는 피로연의 연설이다. 이 연설은 오랜시간 그리스인인 며느리에 대해 못마땅해 했던 이안의 부모님의 마음까지도 감동시켜 버린다.
영화는 스물 일곱이나 되는 툴라의 사촌처럼, 그 많은 그리스 가정의 수처럼 다채롭고 발랄하다. 툴라처럼 씩씩하고 이안처럼 다정했다. 툴라의 연애가 진행됨과 동시에 툴라와 이안의 자동차안에서의 키스신이 그들의 사랑의 진행을 암시해주는데 현진이는 눈을 뜨고 그걸 쳐다보려는 것이었다. 이거 연소자관람가라면서. 나랑 상미가 안된다고 눈 가리라고 그러니까 ' 저 아저씨 변태같애'라고 해서 깔깔거리고 웃었다. 참나, 나 어릴때랑 참 다르다고 생각했다.
툴라의 아버지의, 세상은 그리스인과 그리스인이 되고싶어하는 사람들로 되어있다는 말이 맞다는 것은 그리스 찬란한 문명과 그 우수성에 대한 자부심. 그런데 그리스인 툴라를 사랑해서 그토록 그리스인이 되려고 노력하는 이안처럼, 채식주의자임에도 불구하고 주는 고기를 받아먹고, 엄마의 이름까지 바꿀 정도로 그리스인이고자 하는 이안을 보면 툴라의 아버지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툴라 아버지의 말이 맞을 정도로 그리스인이 위대하다면, 정말로 세상은 그리스인과 그리스인이 되고싶어 하는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사실일것이다.
툴라 아버지의 고집스러우며 어찌보면 꽉 막힌 면은 우리아빠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결혼한 딸 부부에게 집 한채를 선물했지만, 결국 그것이 파르테논 신전을 닮은 자기 집의 바로 옆집일 정도로 타협과 고집의 양 날을 세운 툴라의 아버지는 그래서 나에게 사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