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쌩쌩한 겨울날
졸업앨범과 가운을 찾으러 학교를 찾았다.
이월이 중순을 향해 달리던 어느 저녁이었다.
깃발을 휘날리며 알량한 선배따라
선착순을 뛰는 달콤한 신입생,
사오년이나 선배인 내가 보기엔
여전히 어리기만한데도
그렇게 달콤한 신입생들을 보며
선배행색을 하는 그들의 일년 선배들,
그런 무리가 있었다.
또 고등학생들도 있다.
고등학교 이학년때에
연세대학교를 찾아
지금은 한경관, 학생회관, 공학관으로 불리우는 건물들 앞에서
그것들이 무어하는 곳인지 전혀 모른채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휘휘둘러보던
그때의 나와같은.
경영대학이 어디인가도 물어보고
앞에서 다가오는 커플을 보면서
영 밸런스가 맞지 않는 커플이라면서
욕을 해대는 (그런데 안타깝게도 내가 아는 커플이었다, 그들은)
그런 또 무리들.
그리고 서둘러 졸업앨범과
졸업가운을 찾는 졸업생들.
혹은 직장인의 티도 나고
혹은 신입 학자의 티도 나는
그런 졸업생들.
이 모든것들이 뒤섞여
나의 마음을 어지럽게 한 겨울. 오후. 학교.
내가 이제 졸업을 하는구나.
2001년 CR에 앉아서
졸업하는 96학번 선배들을 보면서
와, 오늘은 저 언니가 되게 예뻐 보인다,
저 언니는 삼성에 취직을 했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더랬는데
이제 내가 졸업을 한다.
졸업식이란게 별 것도 없고
그동안 훌륭하게 교육시켜주시고 뒷바라지 해주신 부모님께
자랑스런 사진 한장 남겨드리려고 사진찍으러 가는 면이 다분하다만
그래도 한편, 떨리고 부담스러운 졸업.
여러 무리의 사람들이 어지럽게 뒤섞여서
나의 마음까지 어지럽게 한 그 이월의 오후. 학교.
졸업을 생각하면 그 풍경이 떠오를것 같다.
Sunday, February 27, 2005
unbelievable!
얼마전 나의 애청하는 POWER ENGLISH를 듣다가
작년 여름, 고 김선일씨의 사건이 한창이던 때
정보통신부였던가 하는 여튼의 한 정부기관에서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전세계 모든 blog의 접속을 차단했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참수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어느 blog에선가 유포되고 있었기때문에
origin된 국가와 blog의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blog로의 access를 차단했다는
어쩐지 작년 여름쯤 이곳 blog에도 몇달간 접속이 안된 적이 있었더랬는데
그때 support팀에 메일을 보냈을 때,
아마 한국 정부에서 blog로의 접속을 차단했을지도 모른다는 답변을 보고
말도 안된다며 헛웃음을 쳤었던 때가 기억난다.
작년 여름, 고 김선일씨의 사건이 한창이던 때
정보통신부였던가 하는 여튼의 한 정부기관에서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전세계 모든 blog의 접속을 차단했더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참수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어느 blog에선가 유포되고 있었기때문에
origin된 국가와 blog의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blog로의 access를 차단했다는
어쩐지 작년 여름쯤 이곳 blog에도 몇달간 접속이 안된 적이 있었더랬는데
그때 support팀에 메일을 보냈을 때,
아마 한국 정부에서 blog로의 접속을 차단했을지도 모른다는 답변을 보고
말도 안된다며 헛웃음을 쳤었던 때가 기억난다.
Friday, February 25, 2005
it's so over now
두달여의 P&G 인턴으로서의 삶이 오늘로서 마감되었다.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해서 follow-up 한 것을 Deb, 고부장님, 그리고 오진용 선배님께
메일로 보냈다.
더 이상은 건드리기 싫은 그런 마음에서...
우리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퇴사직원용 form을 채우기 위해서
컴퓨터도 반납하고 의료보험증도 반납하고
그리고 부장님들, Deb과 점심을 함께했다.
점심식사의 주제는 내가 YS Lee를 너무 재미있어 한다는 것.
심지어 Deb까지,
만약 무인도에 누군가를 데려가야 한다면
IC 와 YS와 H과 JY과 TY중에서
누구를 데려갈 것이냐는 질문까지 해대는 통에
어디서나 target이 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아, 나는 그런 수준 높은 유머를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뿐이었는데!
우리는 회사에 들어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양재천변을 걸으면서
인생의 봄날을 맞이한 현우군을 축하해 줬다.
계속 걷다가 타워팰리스가 있는 동네에 다다랐다.
원래 목적하고 온 것이었지만
평당 4000만원을 한다는 이 동네의 어느어느 아파트가 있더라며
일년에 천 만원씩 저축하고 4년을 꼬박 모아
한 평짜리에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시덥지 않은 얘기들로
공중에 웃음을 뿌렸다.
소파가 있는 어느 카페에 들어가서
개를 끌고 왔다갔다하는 아줌마들을 지켜보면서
화려했던 현우군의 연애사를 들었다.
그리고 또 그 화려한 연애사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그녀를 위해
비싼 오렌지 주스를 구매하는 경험에 동참까지 하였다.
오진용 선배님, 그리고 고부장님과의 미팅을 끝으로
나는 할 일없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나왔으나
나중에 허군께서는 10분동안의 미팅을 위해
밤 여덟시 반까지 기다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it's so over now, really
그동안 정말 힘들기도 했으나 정말 재미있었다.
아, 이제 졸업만 남았다.
아침 일찍 회사에 도착해서 follow-up 한 것을 Deb, 고부장님, 그리고 오진용 선배님께
메일로 보냈다.
더 이상은 건드리기 싫은 그런 마음에서...
우리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퇴사직원용 form을 채우기 위해서
컴퓨터도 반납하고 의료보험증도 반납하고
그리고 부장님들, Deb과 점심을 함께했다.
점심식사의 주제는 내가 YS Lee를 너무 재미있어 한다는 것.
심지어 Deb까지,
만약 무인도에 누군가를 데려가야 한다면
IC 와 YS와 H과 JY과 TY중에서
누구를 데려갈 것이냐는 질문까지 해대는 통에
어디서나 target이 되는 나의 정체성에 대해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아, 나는 그런 수준 높은 유머를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
더 놀라운 뿐이었는데!
우리는 회사에 들어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양재천변을 걸으면서
인생의 봄날을 맞이한 현우군을 축하해 줬다.
계속 걷다가 타워팰리스가 있는 동네에 다다랐다.
원래 목적하고 온 것이었지만
평당 4000만원을 한다는 이 동네의 어느어느 아파트가 있더라며
일년에 천 만원씩 저축하고 4년을 꼬박 모아
한 평짜리에 살 수 있는 것이라는 시덥지 않은 얘기들로
공중에 웃음을 뿌렸다.
소파가 있는 어느 카페에 들어가서
개를 끌고 왔다갔다하는 아줌마들을 지켜보면서
화려했던 현우군의 연애사를 들었다.
그리고 또 그 화려한 연애사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그녀를 위해
비싼 오렌지 주스를 구매하는 경험에 동참까지 하였다.
오진용 선배님, 그리고 고부장님과의 미팅을 끝으로
나는 할 일없는 하루를 마무리하고 사무실을 나왔으나
나중에 허군께서는 10분동안의 미팅을 위해
밤 여덟시 반까지 기다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it's so over now, really
그동안 정말 힘들기도 했으나 정말 재미있었다.
아, 이제 졸업만 남았다.
Wednesday, February 16, 2005
our conversation
우리의 대화는 언제부턴가
급격한 자기방어로 대변된다
왜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는 자신을 변호하려고 애를 쓰는걸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대화를 하는 관계도
나는 많이 알고 있는데
유독 그리고 하필이면
우리가 스스로를 defence해야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것은
참으로 슬프다
아줌마들이 모여서
자식자랑으로
남의 얘기는 듣지 않고
자신의 얘기만 늘어놓다,
그것도 자식자랑으로
급격한 자기방어로 대변된다
왜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는 자신을 변호하려고 애를 쓰는걸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은 대화를 하는 관계도
나는 많이 알고 있는데
유독 그리고 하필이면
우리가 스스로를 defence해야한다는 위기의식을 느낀다는 것은
참으로 슬프다
아줌마들이 모여서
자식자랑으로
남의 얘기는 듣지 않고
자신의 얘기만 늘어놓다,
그것도 자식자랑으로
Wednesday, February 09, 2005
very unorganised life of mine
나는 청소를 하려면 다른 사람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너무 꼼꼼히 하게 때문이 아니고, 방을 닦느라 온통 누비고 다니기 때문도 아니다.
무계획적인 나의 성격 때문이다.
현진이 방에 들어가서 책상을 치우다가
일기장을 훔쳐보고 한참 낄낄대고
(아마 내가 초등학생때 우리 엄마가 이렇게 내 일기 훔쳐 보는걸 제일 싫어했던것 같은데)
안방의 엄마 가방을 정리하다가
주저 앉아서 영수증의 사용 내역을 줄줄이 훑어본다.
소파에 있는 신문을 치우다가
또 앉아버려 신문을 찬찬히 넘기고 있는 나는
정말 무계획적인 사람인것 같다.
사실, 그 누구보다도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 그러한 이성과 판단에 가장 강하게 거스르며
너무 꼼꼼히 하게 때문이 아니고, 방을 닦느라 온통 누비고 다니기 때문도 아니다.
무계획적인 나의 성격 때문이다.
현진이 방에 들어가서 책상을 치우다가
일기장을 훔쳐보고 한참 낄낄대고
(아마 내가 초등학생때 우리 엄마가 이렇게 내 일기 훔쳐 보는걸 제일 싫어했던것 같은데)
안방의 엄마 가방을 정리하다가
주저 앉아서 영수증의 사용 내역을 줄줄이 훑어본다.
소파에 있는 신문을 치우다가
또 앉아버려 신문을 찬찬히 넘기고 있는 나는
정말 무계획적인 사람인것 같다.
사실, 그 누구보다도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 그러한 이성과 판단에 가장 강하게 거스르며
Monday, February 07, 2005
Closer
Closer 라는 제목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영화
사랑이라는 것이 결국은 이런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런 사랑이라는 것은 믿지 않지만,
육체에 탐닉하는 사랑인지, 아니면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육체에 탐닉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직 내가 덜 살아서 이해하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 왜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을 때
만약, 수천년 동안 그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믿어온 하나님이
그럼 살아계시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면
똑같은 논리로
이런 영화가 만들어 지는 데에는
나는 모르는 어떤, 대다수의 타인이 공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번쩍번쩍 들어올려져
여기 저기로 뛰어 넘는 시간의 이동은 호감갔지만
마지막에는 정신을 정말 '놓아버려서'
나탈리 포트만의 실제 이름이 Jane이었고
Alias 라는 이름이 거짓이었음을 catch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은경언니로부터 듣고 아, 했다.
(정말 이럴 땐 내가 돈 주고 영화볼 자격이 있나 묻게 되는데, 나에게는 꽤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_-)
진실과 거짓이
시간의 관점을 달리하면 역시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려한 영화일까?
남들은 싫어하기도 했지만, 난 그래도 한 번 보는 것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한진이는 정말 이런 영화 싫다며
온통 죽을 상을 쓰고
집으로 돌아가 버렸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결국은 이런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이런 사랑이라는 것은 믿지 않지만,
육체에 탐닉하는 사랑인지, 아니면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육체에 탐닉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지만
아직 내가 덜 살아서 이해하지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누군가, 왜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을 때
만약, 수천년 동안 그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오랫동안 믿어온 하나님이
그럼 살아계시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면
똑같은 논리로
이런 영화가 만들어 지는 데에는
나는 모르는 어떤, 대다수의 타인이 공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
번쩍번쩍 들어올려져
여기 저기로 뛰어 넘는 시간의 이동은 호감갔지만
마지막에는 정신을 정말 '놓아버려서'
나탈리 포트만의 실제 이름이 Jane이었고
Alias 라는 이름이 거짓이었음을 catch 하지 못하다가
나중에 은경언니로부터 듣고 아, 했다.
(정말 이럴 땐 내가 돈 주고 영화볼 자격이 있나 묻게 되는데, 나에게는 꽤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다 -_-)
진실과 거짓이
시간의 관점을 달리하면 역시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려한 영화일까?
남들은 싫어하기도 했지만, 난 그래도 한 번 보는 것 괜찮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한진이는 정말 이런 영화 싫다며
온통 죽을 상을 쓰고
집으로 돌아가 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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