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청소를 하려면 다른 사람보다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너무 꼼꼼히 하게 때문이 아니고, 방을 닦느라 온통 누비고 다니기 때문도 아니다.
무계획적인 나의 성격 때문이다.
현진이 방에 들어가서 책상을 치우다가
일기장을 훔쳐보고 한참 낄낄대고
(아마 내가 초등학생때 우리 엄마가 이렇게 내 일기 훔쳐 보는걸 제일 싫어했던것 같은데)
안방의 엄마 가방을 정리하다가
주저 앉아서 영수증의 사용 내역을 줄줄이 훑어본다.
소파에 있는 신문을 치우다가
또 앉아버려 신문을 찬찬히 넘기고 있는 나는
정말 무계획적인 사람인것 같다.
사실, 그 누구보다도
이렇게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순간 그러한 이성과 판단에 가장 강하게 거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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