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July 17, 2008

God, i missed this so much!

회사를 이틀 안갔더니 요일감각 심하게 빠르게 무뎌졌다
오늘은 화요일과 수요일의 사이인지,
수요일과 목요일의 사이인지
달력을 보고 내가 언제부터 쉬고있었는가를 되짚어 보고서야
수요일과 목요일의 사이임을 확인한다.
어제부터 나는 휴가다. 한 일주일 간의 휴가.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구한 휴가.

어제는 어슬렁 어슬렁
세일시즌임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도 쇼핑을 하지 않았던 이번 여름의 나를 조금 불쌍해 하면서
쇼핑몰을 기웃. 낮에 집에 돌아와서 잠시 쉬다가 저녁에는 운동.

오늘은 아침에 일어나서 어슬렁 어슬렁.
어디나 좀 가볼까 해서 여행사 가서 일단 방콕가는 티켓을 예약하고
엄마랑 상미랑 현진이랑 다 수소문 해서
혹시 홍콩에 놀러올 수 잇는지, 방콕에 같이 갈 수 있는지 물어봤지만 다들 시큰둥하다.
이렇게 짧게 알려줘놓고 어떻게 가냐면서... 할 수 없지.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할인이 있는 방콕의 메트로폴리탄이라는 호텔이
그렇게 훈늉하다던데, 같이 갈 사람이 없이 혼자서 그 호텔방에 박혀 있는 것이 무슨 소용일까 싶어
아무래도 그냥 홍콩에 남아서, 내 방에 남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새벽 2시 53분.
God, I missed this so much! 이른 새벽에 앉아서 일기도 쓰고 가계부도 정리하고
지금에 딱 어울리는 비틀즈의 씨디를 들으면서 공상이나 하고 앉아있고
내일은 뭘할까를 끄적끄적 생각해보는 이
주중의 할일 없음, 부담없음, 일 할 걱정 없음.
평일 대낮에 쇼핑하면서 마주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왠지 티비에 나오는 부자집 마나님같은 분이거나 한국 관광객인데
왠지 나도 조용히 아무도 없는 백화점의 휑함을 즐기고

누군가, 일주일이나 되는 시간을 왜 그렇게 허비하냐고 물어보면
토요일과 일요일에 수많은 사람들을 뚫고
사야 하는 것 사고 싶은 것을 갖기 위해 쇼핑을 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하며
일요일 밤에 방에 앉아, 이번 주말에는 한 게 없네, 자책하는 것보다
이것이 얼마나 정신적으로 더 건강하느냐고 반박한다...


막상 홍콩에 남기로 결정하고 나서는 무엇을 할지 아직 안정했지만
디비디도 좀 보고
그리고 이렇게 새벽에 궁상도 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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