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rch 19, 2006

Now listening to


Now listening to

Viktoria Mullova

Saturday, March 11, 2006

Some french places

근래 부쩍 갈 기회가 많아졌던
프렌치 레스토랑 몇 군데 소개
이 중에서 나의 top pick은
뭐니뭐니해도 초콜릿퐁당이 사랑스러운
라 시갈 몽마르뜨가 되겠습니다!

Paris Grill

이름은 좀 보수적이고 촌스럽다
Paris Grill이라니!

웃긴사실.
나는 가자미를 시켰다.
사실 가자미가 프랑스 사람들이 많이 먹는 건지도 몰랐는데
그렇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내내 가오리를 생각했던 것이다

나온걸 보니깐
생각했던 마름모꼴의 가오리가 아니라
늘씬하고 얄팍한 것이
왜 이렇게 생겼을까 계속 의심이 갔지만


언제나처럼 엉뚱한 소리를 해대서
나 자신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맛있게 가자미를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상미한테
" 나 오늘 가자미 먹었는데, 왜 그거 마름모꼴 아니야?" 이랬다가
" 언니 바보 아니야? 그건 가오리잖아!" 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내가 내내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렇다가 내가 가오리를 좋아하는 건 절대 아닌데
'가' 소리만 듣고 가오리가 떠오르다니
이건 우리나라 획일 교육의 폐해가 아닐까


단, 가자미 요리는 정말 괜찮았다

Le Saint-Ex


이태원의 또하나의 보석
Saint-Ex 가 왠지 프랑스의 어느 지역이름인 줄 이십년 넘게 어림짐작 햇는데
알고보니 생텍쥐베리를 줄여서 생텍스라 한다고 한다


이날은 발렌타인 데이였다
홍콩에서 한달동안 서울로 일하러 온 Sebastien Cerbourg은
주말을 보내고 간 여자친구가 이미 홍콩으로 돌아간 후였고
Sebastien Cathelin 은 몇 명의 여자들과 데이트 중이었으나
딱히 발렌타인을 보낼만한 관계로까지 발전한 여자친구는 없는 와중이어서
나와 셋이 여기서 저녁을 먹었다


이 소식을 들은 홍콩의 윌 아저씨는
부러 나한테 메신저까지 보내서
"발렌타인데이에 세바스챤과 저녁을 먹다니 이 어찌된 일이냐! 너 한국에서 뭐하냐!"고
약을 올리기까지 했다

뭐 사실 나도 별로 한가한 사실이 내키지는 않아
일부러 바쁜척이라도 할까 했지만
그래도 두 프렌치를 따라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는게
더 좋아서 쭐래쭐래 따라나섰다

가보면 놀랄정도로 작은 사이즈인데
아담하고 매우 친절한 공간에
금방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딴건 모르겠고
캬라멜 크림을 디저트로 골랐는데 맛있었다
(그걸 다 먹는 날 보고 두 세바스챤은 애써 놀라는 기색을 감췄다) -_- V

TANI nextdoor




나이 많으신 특히 회사분들과의 식사는 지루하다
SG 서울에 계신 분들이 세바스찬에게 저녁을 사주는 날
나도 껴서 같이 갔는데
나에게는 질문도, 대답할 기회도 마땅한 얘깃거리도 없어서
몇 번 맞장구 치고 밥만 먹었다

안이 깔끔하게 꾸며져있고
밖에 나가면 옥상에 멋진 방갈로도 있더라

daily 식비로 지출하는 비용에는
평범한 시민으로서의 예산제약이 있을건데
이건 직장인이든, 학생이든, 나이가 많건 적건 아무리 부자건 아니건 (이건 좀 아닌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가끔씩 이런 자리에서 비싼 밥을 얻어 먹고 나면
도대체 이분들의 식비 예산제약은 얼마인가 생각하는데
답은 '법인카드로 긁는다' 이다

Min's club


영어로는 Min's club이라 하고
한글 상호는 '민가다헌'이라고 한다
민가다헌, 너무 예쁜데
민스클럽이라, 킴스클럽처럼 경박하게 들린다


프렌치-한식 퓨전 음식을 하는데
깔끔하고 창의적이나 매우 비싸보였다
그런데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는 너무 좋았다
전체가 한옥인데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고
계신 분 중에 까만옷을 입은 언니 몇은
유창한 프렌치를 구사하셨다

La cigale montmartre




붉은 벽과 벽 가득히 걸려있는 그림들,
간단하고 소박하지만 단아한 식탁
식당 전체가 여러 다른 분위기의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으면서 매력적인 곳

내가 라 시갈을 요새들어 급 방문하는 이유는
아마도 사람으로 치자면, 나은 사람역시 이런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스타일리쉬하고 지루하지 않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부러 멋부리지 않는,
그러나 알고보면 너무 진실한 (음식을 내놓는!)

토마토소스의 홍합요리와
초콜렛 퐁당/ 크림브룰레 디저트가 좋다

Saturday, March 04, 2006

seb's house warming and me myself

오늘은 같이 일하는 sebastien이 집들이를 한다고 해서
사람들 몇명이 이태원에서 저녁을 먹고 seb의 집에 놀러갔다
seb이 'my kitchen' 이라고 하는 'la cigale'에서 식사를 했는데,
몇번 안되지만 갈 때마다
이 곳의 홍합요리와 특히, 멋진 초콜릿 퐁당은 멋/지/다!

이후에 휴지, 피죤, 샴푸 등등을 사들고 seb의 집엘 가서
무려 한 시간동안이나 시덥잖은 술마시기 게임을 했다

워낙에 승부 근성이 없는 데다가
(어렸을 때 매번 달리기에서 졌던것은 몸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승부근성의 부재 때문이 아니었던가!)
벌칙으로 술을 마시는 게임이라고 하니
나의 흥미도는 극도로 떨어져서,
손목조차 까딱하지 않고 가위바위보를 하기 시작 했다


well,
술을 못마시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너 사회생활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
그럼 너는 삶의 낙이 무엇이냐
등에 대해 나 대신 걱정해 주는 것을 들으며
(물론 사람들이 착해서 나를 배척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또다시
획일화와 극도의 사회화, 조직화를 강조하는
이 사회의 단면에 정말 토가 나올뻔 했다


물론 내가 주말에도 별로 할 일 없이 빈둥대는 것이 사실이고
나의 취미라고 해봤자
아무도 없는 길거리만 찾아서 돌아다니며 공상하기,
아무도 없는 집에서 식구들이 한참동안 돌아오지 않을 것을 기뻐하며 느긋함을 만끽하기,
등등 시덥잖고 사회적이지 않은 것도 사실이나


이러한 이상한 취미를 가진 동시에
극도로 비 사회적인 존재로서
나의 치부를 드러내는 이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발끈한 것이다


카드가 있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정성스럽게 나무 박스를 들고 나온 seb,
그 안에는 딜러들이 쓰는 각종 칩들과
여러 종류의 카드들이 고풍스러운 모습으로 정돈되어 있었다

와.. 사람들이 모두 놀라자,
"I am a trader! Of course!" 하는 seb은
또다시 나를 절망시켰는데

나의 빈약한 승부근성은
이런 식의 카드 놀이 등에서는 더욱더 빛을 바래서
절대 시작하고 싶지 조차 않아지기 때문이다
반면,
성공한 trader라는 seb은 이렇게 정성스런 박스까지 지니고 있으니
앞으로 나의 미래에 살짝 먹구름이 드리우는 것은 당연했다




자신의 기분에 따라 변덕이 죽끓듯 하며
갈수록 비호감인,
같은 팀의 모모 여대출신 동갑내기 J
그녀의 짜증나는 행태 덕에 머리는 더욱 아파왔다

Wednesday, March 01, 2006

diary, old

어젯밤 책상에 있던 국민학교때 일기장을 찾았다.


1992년 5월 11일 월요일 날씨: 맑음

제목: 떡만두국

'딩동' 종이 울렸다. 체육이 끝난 다음은 점심시간 이었다. 우리들은 학교 급식을 먹는데 매일 맛있는 밥과 반찬이 나와서 아이들은 점심시간을 몹시 기다린다.

오늘의 식단은 떡만두국이었다. 아- 내가 좋아하는 떡만두국. 하지만 배가 완전히 낫지 않아서 도시락을 먹어야 했다. (일기장을 보면 전 주 금요일부터 배가 아팠다) 너무 아까웠다. 내 도시락은 죽과 깍두기였다. 도시락은 남겨가고 떡만두국을 조금 먹을까 생각도 해 보았다. 하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죽을 먹어야지.


내가 도시락을 꺼내니까 아이들이 놀란 모습이었다. "너 급식 안먹니?", "급식비 안냈어?", "너 왜 도시락 싸왔어?" 저마다 한 마디씩 했다.

"오늘은 떡만두국인데 ......", "안됐다, 선미야", "맛있니?"

아이들이 급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들을 보니, 군침이 돌았다. 비록 젓가락으로 만두를 집어서 만두가 터지고 만두피만 겨우 건져 먹는 아이라도 부럽게 느껴졌다. 아이들이 먹던 오징어 튀김도 맛있어 보였다. '튀김만이라도 달랠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역시 안됐다.

병원에서는 아직도 먹는 것에 신경을 좀 써야 한다고 했다. 빨리 나아서 친구들과 맛있는 급식을 먹고 싶다.





::::: 인생에서는 참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크크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