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했던 생일의 기억은
고등학교 다닐때 쯤이 아니었나 한다
옆반 애가 매점가서 과자를 한 개 사서는
포스트잇으로, 생일 축하해 쪽지를 붙여 건네주는 식의 선물이
책상 위에 쌓이는 날
집으로 돌아가는 그 때엔 선물 한 보따리를 꾸역꾸역 챙겨가는데
하나 하나를 따져보면 별 것은 없었어도
꼭 한 개씩 꽂혀있는 장미 한송이가 왠지
생일 기분을 나게 해주었던
생일전야에 난 무얼 했냐하면
어제는 회사에서 거의 자정이 되어서야 나오게 되었다
Kos가 나의 생일을 기억해주고는
윌아저씨에게 오늘'순미'의 생일이다라고 알려주었고
맘씨 착한 윌아저씨는 몇 번이고 생일 축하한다 말해줬다
조촐하게 세바스티앙도 해피벌쓰데이라고 말해줬다
또한 조촐하게 윌 아저씨가
짬뽕과도 비슷한 싱가포르 누들을 사줬는데
오늘 그집 주방장이 잠시 정신이 없었는지
평소에 들어있어야 할 유부와 콩나물이 빠져있었다
저녁때는 나의 생일과는 전혀 무관하게
어떤 저녁 약속이 있었기에 저녁을 먹었다
스페인 음식점이었고
타파라는 에피타이저 비슷한 것들과 파에야를 시켜먹었다
제일 말라보이는 언니가 제일 잘 먹고
디저트까지 싹싹 비우는데 저 멀리 홀홀거리는 몸을 이끌고 걸어가는 걸 보면서
세상 참 불공평하다 생각했다
(게다가 애엄마다)
새벽 두 시가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으나
내일 아침 회사에 가야하는 것과
방문하는 친구들을 위해 아무런 관광 계획도 미처 준비하지 못한 것
때문에 약간 마음이 무거웁고 눈꺼풀도 정말정말 무겁다
1 comment:
아..
축하해.
섬미야!
축하가 늦어서 별 의미가 없으려나. 그래도 축하해. 뭐 해줄까?!
갖고 싶은 것 있니?.. 진심이니 말해. 쪽지로 남기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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