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뒤에 가면은 작은 음식점이 하나 있다
대부분 메뉴의 가격이 5000원 정도이고
싱가폴, 말레이지아, 홍콩, 일본, 심지어 한국 (잡채밥 달랑 한 개)의 메뉴까지를
아우르고 있다
그렇다, 말이 그렇지 사실 다 뒤죽박죽 뒤섞인
그런 홍콩식의 잡다한 메뉴들 이백 여가지가
메뉴판 가득히 빼곡한 일종의 패스트푸드 점이다
마치 애용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사실은
Daniel 이 소개시켜준 친구
Tamara를 지난 주에 만나서
한번 가보았을 뿐이다
여튼 오늘 저녁때 두시간을 높은 굽을 신고 산보한 후
저녁을 먹을 생각으로 그 집엘 가서 한참 동안 메뉴를 쳐다봤다
고민끝에 옆에 고추가 세 개 그려진
'매운 다진 돼지고기가 들어간 일본식 라면'을 시켰다
$38이었다
한 10분도 안되어 라면이 나왔는데
훅 닥치는 냄새가 완전 홍콩 냄새다
두 젓가락 먹다가 도저히 먹을 수가 없어서 한 3분 참았다가
계산서 달라고 했다
종업원이 오더니 맛이 없냐, 너무 매우냐 물어본다
생각했던거랑은 너무 달라서. 먹을수가 없다. 고 했다
다른 것을 주문하면 바꿔준단다
돈을 더 내야 하나요? (이런것 꼭 확인한다)
그냥 바꿔준단다
아, 이번에는 더이상 위험을 감수할 수 없어서
우리나라 탕슉같은 'sweet and sour chicken'을 시켰다
$35 짜리였다
다행히 탕슉에 버금가는 맛이었기때문에
먹을 수 있었다
밥 하나 주세요
그랬더니 엄청 많은 밥을 준다
원래 $8짜리다
대충 먹고 계산서를 달라했더니
종업원이 와서 $38을 내란다
나는 $35+$8=$43 하고 tip까지 생각해서
$45 꺼내려 했다
다시 물었다
$38이라구요?
네, $38이요
$40을 내고 나왔다
착하구나, 생각하면서
본론은 이게 아니라
홍콩에서는 팁을 주는데
계산은 앉은 자리에서 하고
종업원이 거스름돈을 갖다주면 자잘한 동전들은 남겨놓는데
그걸 팁으로 주는 거다
그런데 동전이 생긴 것이 $5는 묵직하고 $2는 크기가 커서
$1=W 130이니깐 $5 이라고 해도 7~800원밖에 안되는 것을
나는 $5 이나 $2 짜리가 남으면
그걸 팁으로 남겨주지 못하고 꼭 집어갖고 나온다
(결국 $1 짜리나 센트가 몇 개 남겨지는 것이다)
Clive 가 계산을 할 때는
큰 동전도 넉넉하게 남겨주곤 하던데
내가 잔돈을 집을 때는 그게 잘 안되서,
문화의 차이가 크긴크다 생각을 내내하곤 했다
그래서 종업원들은 일부러
지폐로 거스름돈을 줘도 되는 것을
쪼개고 쪼개 동전을 수두룩 하게 갖고 오기도 한다
그런걸 보면, 참 치사하다 생각이 되서
팁을 더 주기 싫다
오늘 같은 날은
$5 짜리가 남았더라면 큰맘 먹고 줬을 텐데
$2을 남겨주고 오면서 괜히 더욱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