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April 15, 2004

카운테스마라 지갑


오랜만의 아빠 출장.
나는 아빠한테 지갑 하나만 사다 달라고 부탁 했다.
다른 건 살거 없고 제발 다 떨어져가는.. 이 아니라 이미 뜯어지고 얼룩진 지갑을 대체할 놈으로 하나만 사다달라고.

사실 부탁하면서 우리 아빠를 믿을 수 있을 까 좀 불안하긴 했는데
그냥 검은색으로 작은 것 하나 사다달라 부탁했다.



오늘 아빠가 돌아오셨는데
아빠가 자랑스럽게 카운테스마라 것으로 사왔다고 했다.
엥?


아저씨들 벨트밖에 생각 안난다. 왠 카운테스마라야!
나의 주문대로 작긴 하나 회색이고 현란하게 글씨도 많다. -_-



" 지갑 딴데서 보니까 이십만원이 넘어. 도저히 학생 신분으로 용납이 안돼. 상미도 보더니 good이라고 했어"
" 응.... 고마워................................."







지갑을 보고 처음으로 든 생각은
어떻게 하면 아빠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이것을
누군가에게 양도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었다.
상미의 표정도 보아하니, 아빠의 기분을 고려해 한 반응이었다, good이라는 것은.

하지만 상미 말에 의하면 아빠는 오늘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고 한다.
선물 많이 사왔어? 그랬더니
이것저것 먹을 것만 잔뜩 사왔다고 한다.
아마 선물을 사고 주는 것의 즐거움으로 인한 기분좋음이었으리라, 생각하고
나는 지갑을 받아들인다.


사실 내가 살 돈도 없고 지갑을 볼때마다 아빠 생각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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