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April 18, 2005

A big, warm hug

나는 어젯 밤 죽은 듯이 잠들었다.
아침에 아빠가 몇번씩 깨우고
혼자 아침식사를 마칠때까지도 쿨쿨 자고 있었다.

-사족.
아리가 소개시켜주는 일감들은 나를 극도의 피곤으로 몰아넣곤 한다 ㅋㅋ
번번히 아리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
인간관계의 작은 공집합을 갖게되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지난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난 하루가 끝나면 완전히 뻗어버린다.
물론 내가 핀둥핀둥 놀고 있다가 갑자기 '일'을 시작해서 그런 거라지만
그래도 아마 아리의 일감은 무슨 약이라도 쳐졌는지.
앗. 원래 '일' 이라는 것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것임을 잊었다.

'여보, 왜그래! 응? 왜그래?'
아빠의 황급한 목소리는 달콤한 꿈가운데 껴들었다 -_-
벌떡 일어나서 안방에 가보니 엄마가 서서 울고 있다.
엄마가 우는 모습, 아주 오랜만이다.

외할머니가 관절염때문에 얼마전에 큰 수술 하셨는데
아침에 병원에 갔다온 엄마가 속상해서 그런단다.

할머니께 무슨 큰 일이라도 있다거나
아니면 엄마에게 무슨 큰 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던 아빠와
덩달아 놀란 나는,
이유를 듣자 조금 뻔뻔하고 냉철하게 변해

아유. 깜짝 놀랐잖아.
원래 수술하고 바로 못 걷지.
시간이 걸리지 이 사람아.
그만 울고 나와...


나도 스르르 꽁무니를 빼곤 토스트를 만들었다.


몇 분 후 자다 깬 상미는 나와
엄마 옆에 앉더니
두 손과 어깨로
끌어안았다, 엄마.

나는 안방 안으로 살짝 비치는 광경에
나는 어쩜 저 정도의 살가움도 없으며
나의 감정적 공감을 표현하는데
이리도 눈치를 보고 익숙치 않은지 탓할 뿐이었다.


누군가를 끌어안아 준다는 것.
벌려진 팔과 가슴에 안기는 기분.
나를 전적으로 이해해주고
가슴 깊이 공감해 주는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임을 아는 나는

내가 아닌 상미나마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난 토스트를 마치곤
엄마한테 토스트를 하나 더 만들어 건네는 것으로
무뚝뚝한 첫딸의 심경을 대신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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