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April 09, 2005

tired in ages

오늘은 오랫만에, 정말 피곤한 하루.
아침부터 나의 진을 쏙 빼놓은 정신없는 하루였다.

오랫만에 P&G에 놀러갔었는데
운이 없게도 나가는 길에 재무계산기를 흘려버렸다.
바인더 안에 꼽아 둔다는 것이
급하게 전철역에 다다르니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허군 오빠와의 점심 약속을 취소하고
집으로 오는 길을 되집어 보았다.
그러나 없었다.

7만원 주고산 계산기, 5년간 감가상각해보면
사실 시가는 얼마 되지 않을것 같지만
손때 묻은 계산기를 잃어버려서 마음이 아프다.

외대역에서부터 우리집 사이에 떨어진
갈색 카시오 계산기 줏은 사람,
나에게 돌려주면 좋겠는데.

날씨가 심하게 더웠다.
달랑 한 벌 있는
모 정장을 입고 나섰는데
감당할 수 없이 따뜻한 날이다.

점심시간 지나고 디저트로
사람들이 아이스크림을 베어 물고 있는 광경이
잠시 나의 즐거웠던 대학생활을 떠올리게 했다.

SK-II, 위스퍼의 브랜드 매니저님들과
두 번의 면접을 마치고
(위스퍼 브랜드 매니저는 정말 멋졋다. 딱 내가 이상적으로 그리는 커리어우먼의 모습!)

잠시 Finance에 들러 수다를 떨었다.
부장님으로 부터 '성숙'도 아닌 '노숙' 해 보인다는 말을 들은 것과
YS로부터 '이제 선미 씨도 남말 할 때가 아닌데, 스물 여섯 쯤 되지 않았나?'하는 얘기를 들은 것은
오늘의 가장 큰 에러 -_- ㅋㅋ


오후에는 종각으로 건너와
또 한편의 면접을 보았다.
새로 생긴 M사는
정말 삐까뻔쩍한 사무실과 근무환경,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잘 하지 못했다.



이윽고 신촌으로 왔다.
털보네라는데 처음으로 가보고
하루 종일 배고팠던 것 마음껏 먹고
연주가 소개해준 예쁜 찻집에서 맛있는 케잌도 먹은
신나는 하루.

성호에게 준 선물은
사실 내가 듣고 싶은 것이었는데.

언제나 그렇다,
갖고 싶은 것을 선물해 주는 마음.
그래서 나에겐 정작 '갖고 싶었던'것은 없다.


집에 돌아와서 두 시간쯤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고민하다

오랫만에 피곤한 하루에 질려
자려한다.

머리아픈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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