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y 31, 2005

too shy

음... 정말 소심하다
난 좀 bold 해질수 없나

Sunday, May 29, 2005

ivy Posted by Hello


ivy 좋다

boyhood

나는 천성적으로 부끄럼을 잘 타는 소년이었지만
내 얼굴이 남달리 못생겼다는데 대한
나 자신의 확신이
천성적인 수줍은 성질을
더 한층 고질화 시킨 것도 사실이었다.
사람의 성격 형성에 있어서
용모만큼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
나는 이렇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상황에
스스로 익숙해지기에는
너무나 자존심이 강했었다
그래서 여우처럼
포도는 아직 익지 않았다고
혼자 속으로 자위하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아름다운 용모가 주는 일체의 만족을
되도록 경멸하려고 애를 썼던 것이다.

사실 볼로쟈는 내가 보고 있는 앞에서
그러한 만족을 향락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것을 진심으로 부럽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나는 오만한 고독속에 파묻혀
이지와 상상의 힘을 전부 기울여
그 향락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톨스토이, <소년시절 boyhood> 중에서

ps.
2001년부터 얼마간 썼던 일기장에서 발견
그걸 읽다보니 삐리리한 얘기들이 가득해서 웃음만 나옴... ㅋㅋㅋ

Saturday, May 28, 2005

i kinda like myself

오늘은 잘 웃는 내가 좋다.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는 꽤 단순할 수 있다.
사람들이 나를 좋아하는 이유가 (if they do,)
그냥 매우 단순하게
내가 잘 웃기 때문일 수도 있겠더라.

Thursday, May 26, 2005

visa approved

집에 왔더니 메일 하나 와 있다.
비자 승인 되었다고.
이제 정말 금방 가겠네.

6월 13일부터 일 시작한다 한다.
갑자기 배 아프다.

Wednesday, May 25, 2005

Sang-Mi

Sang-Mi Posted by Hello


현진이만 이뻐한다고 또 투덜대니깐. ㅋㅋㅋ
근데 얘는 왜케 마른거야
짱나!

she's brilliant !

어제 죽 사먹으러 현진이랑 걸어가는 길에
현진이가 자작시를 들려줬다.

>> 언니 내가 지은 시 들려줄까?
>> 제목. 봄. 김.현.진.


내용은 약간 진부하였지만
연마다
퐁퐁퐁
펑펑펑
톡톡톡
하는 의태어가 들어있었는데,

그래, 봄은 이렇게 귀여운 말들로
대변되고도 남음이 있는,
아름다운 때이다, 라는 걸 깨우쳐 준다.


너. 시도 짓는구나.
>> 나 시 많이 지어. 일기 쓰기 싫어서.
( 일기 대신 쓱쓱 지은 자작시로 일기장을 채운다는 뜻)

그런데 어떻게 이걸 다 기억해?
>> 이건 좀 기억에 남아.

그냥 그 순간이 좋았다.
현진이 시도 듣고,
9월에 홍콩에 디즈니랜드가 생기면
꼭 놀러오라는 말도 하고.
(과연 그럴 수 있을까는 반신반의 하며)

자기는 놀이기구 타는 것이 무서워서
아마 별로 재미가 없을 지도 모른다는 현진이랑
그렇게 깔깔깔 언덕길을 올라갔다.

여름 저녁은
가슴이 멍든 긴 한숨같다고 했던가?
멋지다! 고 생각했던,
여름 저녁에 대한 정아언니의 코멘트를 떠올리면서
오늘 저녁을 기억하며 여름 저녁을 좋아하게 될 지 모르겠다고
잠깐 생각한다.


죽 먹으러 갔는데
반찬으로, 잘게 다진 오징어 젓이 나왔다.

전에 상미랑 왔을 때도
똑같이, 아주 잘게 다진 오징어 젓이 나왔었는데
형체로는 도저히 오징어 젓임을 짐작할 수 없게 생겼다.

나는 간장 대신에
죽에 간 해먹으라는 건 줄 알고
한참을 죽에 넣어 먹다가
한그릇 다 먹을 때쯤에야
그것이 오징어젓임을 알았었다.

현진아. 이게 뭔 줄 알아?
>> 오징어 젓.
어떻게 알았냐?
>> 나도 이게 뭔가 해서 여기 쪼금 먹어봤는데 오징어 젓이더라



다 먹고 나서
디저트로 검은 냉차가 두잔 나왔길래

현진아 이거 뭔 줄 알아?
>> 매실차지?

난 속으로 수정과겠거니 생각하고 들이켰다가
매실차인것을 알고 당황했는데 -_-

어떻게 알아? 난 수정과인줄 알았는데.
>> 가에게 푸르스름하잖아.
>> 나도 수정관 줄 알았는데
>> 보니까 매실차같이 생겼네.


뭐 이런 애가 다 있나.

>> 언니 포리지 (porridge)가 뭐야?
어. 죽이라는 뜻이야.



그것 하나로
언니 체면 살렸다,
겨우.

after 2 days

사랑니를 뽑으면 정말로 어른이 될줄로 굳게 믿었다,
아빠가 마흔이 다 되셔서야 사랑니를 뽑는 것을 보았을 때.

새 구두를 산 날은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구두들만 보이고
머리를 새로 한 날은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머리모양만 보이듯이
사랑니를 뽑는다고 하니까
사랑니를 뽑아봤다는 모든 사람들의 말에 귀가 솔깃했지만

며칠 전 오랜만에 전화해서는, 자기도 사랑니를 뺐다는 희주언니는
하루만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면서 좋아했다
"너무 잘 빠졌나봐. 하나도 안 아파."
그것은 나에게 약간의 실망을 안겨주었다.
뭐, 별로 어른이 아니어도 사랑니 정도야 뽑을 수 있나보군.


깊이 박혀있고 게다가 옆으로 난 놈이어서
빼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으나
주의사항에 적혀있듯이 '심한 동통'은 없는 모양이다


다만, 의사 선상님께서 한시간여 강제적으로 입을 벌린 흔적이
약간 불쌍하게 남아 있는 것

자고 일어나면 조금 얼얼한 것



이번주 토요일날엔 용기를 내서 하모니 35주년 행사에 가볼까 했는데
낮인줄 알았던 행사가 저녁이란 소리를 듣고
"저녁때는 교회 가야 해서"라면서
마음을 접은 지 일 주일.

오늘 아침에서야
이번 주엔 토요일엔
교회에 안 가도 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다시 돌이키기엔 너무 많이 마음이 돌아서서

그래서 이제는 한번 냈던 용기를 다시 내기 힘들어져버렸다


엉뚱하게 떠 버린 토요일을 고민하면서
아침 내내 음악만 듣고 있다

Sunday, May 22, 2005

The weight of glory

좋아하는 장경철 목사님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중에 언급되었던 C.S 루이스의
' 영광의 무게(The Weight of Glory) ' 설교문을 읽고 싶어 찾다가
일단 링크.
후아. 언제쯤 읽을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긴 해도.

지성, 감성, 영성에 대한 목사님의 말씀 중에
감성이란, 내게 주신 하나님의 준비물과 잘 살아가는 것. 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


좋은 강의를 듣는 것은
정말 큰 즐거움 인것 같다.
그런데 좋은 강의를 들었을 때의 즐거움의 원천이
'이름'을 알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해서
'창조적인 이름짓기'에 능통한 강연자라는 생각은
나도 옛날에 했었는데,
장경철 목사님은 그런 즐거움에
한시간 반을 훌쩍 날려버리셨다.
행복했다.

Saturday, May 21, 2005

That tired routine called love

That tired routine called love 라는
Tommy Flanagan 연주곡의 제목이 무색할정도로
세상의 많은 커플들이 오월에 결혼을 한다
거의 처음으로 '친구' 자격으로 참석했던 송은혜언니의 결혼식



다른 어떤 것보다,
부모님께 읽어드리는
민부식 신랑과 송은혜 신부의 편지에서
샘솟는 것은 눈물이었다
친구는 '니딸이 결혼하느냐'며 나무랄정도로



사랑하는 아빠, 엄마께
로 시작했던 편지를 듣는데
아마 내가 결혼을 하게 된다면,
아마 그 때쯤이 내가 처음으로
엄마 아빠께 사랑한다고 말하는 날이 되겠구나
어렴풋이 생각함



마치
맡겨둔 사랑과 맡겨둔 물질을 찾는 것처럼
사랑과 물질을 달라고 했던 딸자식이었음을 미안해했던
신부


결혼할 때쯤이 되면
정말 절실하게 이러한 것들에 대해서
미안해 하기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기도 하겠구나 생각함


아름다운 결혼식이었다-


ps.
그러나 나에겐 전혀 아무런 화두도 되지 않는
이 결혼이라는 주제에 대해
주변에 휘둘려 너무 많은 시간동안 잡담을 해왔던 것에 대해서는
좀 후회한다

Friday, May 20, 2005

perfect whether


쏘 나이스 뷰티플
수퍼 브릴리언트 날씨!

Wednesday, May 18, 2005

it's raining

비가 많이 왔다
가히 쏟아졌다고 해도 좋겠다
어젯 밤에는 후두둑 왔다, 갔다, 하는 빗소리 때문에
몇 번을 깼다
결국 다섯시 쯤 한참을 뒤척이다가
맞추어 놓은 알람은 무시하고
막내가 학교 갈 준비하느라 시끄러울 무렵에서야 일어났다

이렇게 구덕구덕한 (!) 날에는
정말 하고 싶은게 없는 게 소원인데 말이지
우리 집에 아무도 못오게 문을 막아놓고
하루 종일 혼자 있고 싶은데
그게 안되면 그냥 내가 나가야지...

며칠 전에
집에 돌아오는 늦은 버스 안에서 루시드 폴의 노래가 나왔다
정아 언니가 그를 너무 좋아한다고 해서
유심히 들었는데
아, 정말 좋았다

'보이나요' 라는 노래였는데
특히, 어쩌면 이런 피아노 소리가 나나 너무 신기했다

어제 외대 도서관에서 공부하는데
밖에서 또 다시 이 노래가 나왔다



비포선셋 보다 좀 훨씬 덜 로맨틱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2년 전에 뉴질랜드에서 기차여행 했을때 만났던 할아버지가
어제, 한국에 왔다고 전화가 왔다
간단히 통화하고 오늘 잠시 만나서 점심을 먹었다
왠지 그래야만 할 것 같아서 말이다


'와. 정말로 전화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이랬더니
' i told you...'란다
이런 식의 약속 지킴, 너무 정직해서 좋았다
예상하지 못했는데 말야


나이는 칠십이 넘었는데
러시아에서 기차타고 대륙을 횡단하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속초까지 페리를 타고 온 후
서울에 놀러온 이 할아버지,
앞으로 남극 여행만 하고 이제 여행은 그만할 거라고 하는데
어쨌든 부럽다


뉴욕이나 보스턴에 오면 자기한테 꼭 연락하라고 했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수 없지만
이번에는 꼭 그러련다


연락해, 라는 말에
이런 식으로 정직하게 반응 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 할아버지 같은 사람때문에
정직하게 반응하는 방법을 조금씩 배우는 것 같다


어쨌든 비가와서
센티멘탈한 오후다!

Monday, May 16, 2005

Yu-jin Onni

Yu-Jin Onni Posted by Hello


유진 언니.
애기같은... ㅋㅋㅋ

strawberry bedroom

strawberry bedroom Posted by Hello

헤이리 에 있는 딸기가 좋아

yellowish me

yellowish me Posted by Hello


자세히 보면 동글동글한 작은 노란색 타이루들이
촘촘히 붙어있는 벽이다

나는 타이루들이 정말 좋아서
나중에 시간 많으면 이쁜 타이루들로
집안을 덕지덕지 장식하고 싶다

혼자 찍히는 사진이 너무 쑥쓰러워서
나 안찍어... 난리를 치다가
결국은 얼굴을 가리고
노란 타이루들과 기념사진을 찍었다

strawberry room

strawberry room Posted by Hello


벽과 바닥의 경계가 없는것처럼 보여서
사진으로 찍어놓고 보니
매우 기괴하게 되어버렸다

딸기가 좋아도 재미있었지만
결국은 실컷 구경하고
노천 카페에 앉아 마시는 로맨틱한 커피가
제일 좋았다

Saturday, May 14, 2005

different kinds of relationships

1.

그때는 왜 좀더 성숙한 태도로 대처하지 못했을까
생각할때마다 미안함이 드네
이미 아무렇지 않아졌을 수도 있겠지만

난, 미안하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여전히 미안한 상태일테지만
그렇다고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은
더욱 쉽지 않은 일

이렇게 본질이 아닌 다른 것을 걱정하기때문에
진실한 관계란 정말 가능한 것일까
회의하지 않을 수도 없어

2.

이러쿵 저러쿵 말은 많아도
고맙지 않을 수 없다
그러한 종류의 안부를 묻는 것은
나라면 평생 못할 것 같은데 말이지

우리는 전혀 특별한 사이가 아니지만
그래서 더욱 빛이 나는것 같다


3.

진실해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얼마나 힘들고 용기있는 일일까

Thursday, May 12, 2005

secrets & lies

secrets & lies Posted by Hello


1.

채널을 돌리다가 비밀과 거짓말을 해주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쿠...
나는 여태껏 이 영화의 제목이
'진실과 거짓말' 인줄로 알고 있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노래 제목과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
그리고 본적은 없지만 보고 싶은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 maybe '검은 고양이 흰 고양이'
그리고 '비밀과 거짓말'이
온통 뒤죽박죽 내 머릿속에 섞여 있었다

2.

조금 지났는데
산뜻한 모습의 쥬드 로가 나타났다
옛날에는 몰랐는데
쥬드 로가 나왔었구나, 여기에


3.

마지막으로 치닫는 장면에서
엄마의 신경질적인 백인 딸의 생일을 기념하는 바베큐파티
마치 '진실' 의 공개를 방해하듯
아무 의미 없이 지루하게 오가는 대화.

>샐러드 더 줄까.
>저는 머스터드를 주세요.
>엄마랑 왜 같이 일하죠?
>네, 전 샐러드를 좀 주세요.
>이 아이는 대학을 졸업했어.
>대학을 졸업했는데 왜 공장에서 일하죠?
>프렌치 머스터드를 줄까?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그들의 대화를 보면서
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비밀' 그리고 '거짓말'은
우리가 생각하듯 부정적인 어감을 가진 단어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비밀' 이란 밝혀 질 수도 있고 (positive)
밝혀지지 않은 채 영영 '비밀' 로 남을 수도 있는 (negative)
매우 중립적인 단어라는 생각을 한다.

'거짓말'도 마찬가지.


이 식사에서의 대화는
이 '비밀' 과 '거짓말' 이 밝혀질까 말까 하는
아주 아슬아슬한 순간을
되도록 지루하고 한편 스릴있게 담아내고 있는 것 같았다


4.

A: i've got stuff to sort out
B: what?
A: life.

언젠간 한번 써먹고 싶은 대사로군


5.

영화의 피날레는
welcome to the family라는
매우 반어적인, 그러나 진심인 대사였다

no title

1.

지하철 안으로 카트를 밀고 들어오는 아저씨
촌스럽게 생긴 헤어밴드가
수북이 쌓여있는데
들어와서는 이것을 '효리밴드'라면서 자랑스럽게 팔고 있다

한 십 년 전쯤부터
이런 헤어밴드를 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게 된것 같은데
새삼스럽게 이렇게 촌스러운 것들이
효리 이름을 보고 다시 빛을 보는가 싶어서
새삼 그녀, 혹은 유명인의 영향력에 대해서 놀람

옛날 '신데렐라' 에서
이승연이 갖고 다녔던 촌스러운
곰모양 크리스탈 (을 빙자한 플라스틱 가짜가 난무하는) 열쇠고리가 생각났다
평소에 '저렇게 못 생긴 건 도대체 누가 살까'
내내 생각해왔던 그 열쇠고리는 이승연 덕에
그 해 여름 거리에 넘쳐났다

설사 그것이 진짜 크리스탈이었다고 해도
그런 디자인은 없어져야 할 디자인 1호 정도로 꼽을 만큼
싫어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원래가 촌스러운 것들은
이렇게 한번
자기네 인생에서, 다시 올수 없는 기회를 만나면
그야말로 필사의 발악을 하는가보다, 생각했다
안그러면 ....
안되겠지, 걔네는 ...



2.

하드렌즈를 끼기 시작 한지 한 삼일 쯤 됐나
아프고 눈은 빨개지고 걸리적 거리고
뭐 이런걸 끼어야 할까,
이게 언젠가는 도대체 자연스럽게 느껴질 날이 올까,
고통스러운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얼마 전 세일할 때 산 까만 구두는
6cm의 굽에도 불구하고
너무 편하게 잘 맞는다
처음 구두를 신을 때 '걷지 못할 정도로' 발을 아프게 만드는
고통스러운 적응기가 얘에겐 없었다


이렇게
아픈 것을 참고 적응 해야 하는 것들과
아플 줄 알았지만 전혀 편안하게 처음부터 잘 맞는 것들,
두 가지를 몸에 걸치고
타박 . 타박. 걸어오며 마친 하루.

Monday, May 09, 2005

one to seven

libra Posted by Hello


1.
페이지에 사진이 한 장도 없으면
너무 무미건조할 것 같아서
스캔해 두었던 마지막 사진을 업로드.
참, 나 천칭자리여서
이건 천칭은 아니여도 왠지 친근한 사진이네

2.
아아아.
할머니를 병원에 보내고 난 후 드는
이 적막감+평온함+집중력.
어버이날이라고 할머니께서 올라오셨는데
기차타고 올라오신 할머니는
무슨 이유에선지
작은아빠와 고모들에겐, 아빠가 토욜 저녁에 운전해 내려가서
할머니를 모셔왔다고 뻥을 치셨다.
그래야할 이유가 별로 없는 상황인데, 할머니가 이런 거짓말도 하시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3.
가끔씩 손을 휘휘 저어보아도
거기에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는 느낌이 들어.
발을 땅바닥에 딱 붙이고
인간 콤파스가 되고, 반지름은 내 팔만큼이 되어서
운동장 한바퀴를 휘휘돌아보아도
그만큼, 내 팔이 닿는 만큼에는 아무도 없는 것 같은 빈 느낌.



4.
할머니가 오셨다고 집에 오신 작은아빠와
할머니

이렇게 세 사람의 점심을 차려먹고 설거지를 하다가
유리컵 하나를 깼다.
가끔 생식을 타먹을 정도로
크고 깊은 유리컵이었는데
어느새 요것들이 다 사라졌나 싶었더니
이렇게 내가 다 깨버렸나보다.

"유리컵 깼어요."
"비싼놈?"
"아뇨. 우리 집엔 비싼컵 없어요 할머니."


할머니의 말씀을 잘 듣고 있으면
그대로 옮겨놓으면 소설이 되겠다 싶도록
재밌는 발화가 얼마나 많은지.


5.
막상 어버이날엔 큰 불효를 해서
아빠한테 이마 두 대 맞고
침대 위에서 뭉개지기도 했다가
술 드신 아빠의 얘기를 한참 들어야 하는 곤욕도 치렀다
이게 뭐니, 스물 다섯 살이나 먹어가지고.



6.
왜 이렇게 날씨가 갑자기 추워졌느냐.
원래부터 보리가 익을 때 까지
한 차례 서늘한 날이 온다고 한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
보리가 누렇게 익을 때까지
솜옷 한 벌씩은 넣지 않고
남겨놓았다고 한다

나의 얘기가 아니라
오랫동안 FM 풍류마을에 사는
오정혜의 얘기다



7.
그 때 선미랑 얘기할 때 평안했단다

어젯밤에 나를 평안하게 했던 친구의 SMS

억울하도록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가 한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가끔 분에 찬 평안함을 얻기도 한다

Saturday, May 07, 2005

Wang's minihompy

새벽 두시 이십 일분에 띠링거린 문자
연진이의 미니홈피를 몰래 링크에 추가했음
난 얼마 전에 너를 기억하는 장문의 글을 쓰기도 했고
그 다음에는 니가 꿈에 나오기도 했으니까
그래두 되지?

dress for an event

옛날에
'우리들의 천국' 에 염정아가 나왔을 적.
누군가가 염정아를 학교 축제에 파트너로 초대를 해서
염정아가 백화점으로 옷을 사러 갔던 것을 기억한다.
그녀는 짧은 가죽 스커트를 샀다.



나에게는 적잖이 충격적이었다.
고작 열살 쯤, 엄마가 뜨문뜨문 사다주는 옷만 입고 살았던 내게
"어딘가를 가기 위해 옷을 사는" 행동은
무척. 무척. 무척이나. 충동구매로 보였다



단 하루, 또는 단 한 사람을 위해서 옷을 사다니!
라면서 놀랐기때문에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어린이날,
이제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계에 있는 현진이에겐
마지막 어린이날.
현진이는 엄마에게 수영복과 수경을 사줄 것을 부탁했다.
6월에 3일동안 학교에서 수영장을 가기로 했기 때문이란다.





우리들의 천국에 나와서
검정 가죽스커트를 샀던 염정아가 생각났다.




나는 현진이만할 때
"어딘가를 가기 위해 옷을 사는" 행동에 충격을 받았었는데
얘는 "어딘가를 가기 위해 정말 옷을 사는구나"에
또 다시 약간 놀람



그러나
입어보고
또 입어보고
좋아하는 현진이 : )

i love cinecube

씨네큐브에서 서울 유럽 영화제오! 컬트! 영화제 한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 많을 때 가서 봐야지 않겠어
사랑스럽긴, 씨네큐브!

Thursday, May 05, 2005

Bandi & Luni's

종로타워에 반디앤 루니스가 생겼다고 해서
유정을 기다리면서 훈이 오빠와 구경갔다

뭐 대대적이었던 광고에 비해선
조금 비좁은 공간이었지만
옆에 버거킹이 있는 건 좀 맘에 들었다

이윤기의 신작 산문집 시간의 눈금을 주루룩 넘겨 읽다가
페이지 번호가
책을 잡고 있는 엄지 손가락 옆에 자리하고 있음을 알았다
구지 저 구석으로 시선을 보낼 필요 없이
엄지 손가락을 조금 적절한 위치에 두기만 한다면
편하게 페이지 번호를 읽을 수 있게 한
편집 디자인!

최근 발견한 '신선한 책 디자인' 중에서
가장 좋았다

Wednesday, May 04, 2005

somewhere

somewhere upnorth from Perth Posted by Hello


늦은 오후의 사진을 하나 올려놓고
아침은 사라진 하루를 시작한다
촛점도 흐리고 뭔가 불안한 구도를 갖고 있는
테크닉은 꽝인 사진
아, 이제 스캔해놓은 사진밑천도 거의 다 떨어졌다

Tuesday, May 03, 2005

forgotten pennies

뜬금없이 잘못된 번호로
잘못 문자를 보내는 것보다는 조금 더 빈번히
교통카드를 놓고다닌다
교통카드 없이는 너무 가난해지고 불편해진 서울이라
지갑에 현금이 있나 확인부터 한다

안타깝게 만원 짜리 한장 있을 때
갈아탈 정류장 앞 버스표 가게에서
껌 한 통을 사고 구천 오백원을 거슬러 받았는데
받은 오백원짜리 동전 넣으려고 동전지갑 열었더니


버스값 구백원을 내고도 남을 만큼 빼곡히 차 있는 동전들

중요할 때 쓰려고 모아둔 것 같은데
정작 중요할 때는 결정적으로 잊혀져버렸다

don't even be bothered

That's a good news to heard we will have a Korean girl in our group!!



미치겠군

나와 같은 불쌍한 trainee로 홍콩에
홍콩, 태국, 인도, 그리고 한국에서 각각 1명씩 오게 되었나보다




지난주에 이들이 꼼지락 거리더니
이메일로 각자 통성명을 했는데
나만 여잔것 같다
어찌 나는 항상 3:1의 아주 이상적인 성비에도 불구하고
항상 '여자취급' 받지 못하는 여자역할을 감내해야 하는지...



그런데 벌써부터 저렇게 Korean girl 에 대한
맘대로의 기대를 하다니!

어디서 한국영화 보고
전지현이 한국 여자의 streotype 인줄
마냥 상상하는 아이들을 위해


"난 그런 부류와 아주 멀다 ^-^"고
방금 메일 보내줬다 -_-V

진즉 생각하고 있었는데
친구의 아주 내 심경을 그대로 읊어대는 맞장구 덕에
드디어 실행.

Sunday, May 01, 2005

why does this summer come so early?

올해는 여름이 왜이렇게 빨리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이것이 여름의 시작이 아니라고
아니어야만한다고
간절히 바라면서,
비가 뿌리면 좀 시원해지겠지 기대했는데

왠걸, 오늘과 내일 온다던 비는 아침 나절을 축축히 적시더니
꼬리를 감추었다

오후가 되자 쨍쨍한 햇볕과
어울리지 않는 긴팔옷때문에
거의 실신할 정도가 되었다

게다가 거의 이천명이 함께 예배를 드리는 예배당에서
하필 오늘 에어컨이 고장날 건 뭐지
오늘은 안그래도 설교에 집중하기가 매우매우 힘든 하루였다


심지어 좋아하는 전도사님 말씀중에도
정신을 바짝차리고 듣기가 힘들었다

..." 그 아이가 바로 접니다"...



그 아이에 대한 얘기부분에서 좀더 집중했어야 했는데









아참, 그 전에 은혜를 만나서 같이 점심을 먹었다
오랜만에 만나도 이렇게 나를 소중히 여겨주고 아껴주다니
갑자기 흥분 잘하는 은혜란!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지 목소리가 얼마나 커졌는지도 모르고
열변을 토하는 것이랑
나 같으면 말 못했을 것 같은 주책맞은 얘기들로
까르르 웃게 만드는 은혜


"담에는 삼겹살이랑 같이 소주나 한잔 하죠, 형!"
정인오빠는 오늘따라 웃기다


debussy의 clair de lune 과 passepied
오래전부터 연습하고 싶었던건데
역시 self-decipline은 내게 소원한가보다 아직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