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y 25, 2005

after 2 days

사랑니를 뽑으면 정말로 어른이 될줄로 굳게 믿었다,
아빠가 마흔이 다 되셔서야 사랑니를 뽑는 것을 보았을 때.

새 구두를 산 날은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구두들만 보이고
머리를 새로 한 날은 세상의 모든 여자들의 머리모양만 보이듯이
사랑니를 뽑는다고 하니까
사랑니를 뽑아봤다는 모든 사람들의 말에 귀가 솔깃했지만

며칠 전 오랜만에 전화해서는, 자기도 사랑니를 뺐다는 희주언니는
하루만에 전혀 아무렇지도 않다면서 좋아했다
"너무 잘 빠졌나봐. 하나도 안 아파."
그것은 나에게 약간의 실망을 안겨주었다.
뭐, 별로 어른이 아니어도 사랑니 정도야 뽑을 수 있나보군.


깊이 박혀있고 게다가 옆으로 난 놈이어서
빼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으나
주의사항에 적혀있듯이 '심한 동통'은 없는 모양이다


다만, 의사 선상님께서 한시간여 강제적으로 입을 벌린 흔적이
약간 불쌍하게 남아 있는 것

자고 일어나면 조금 얼얼한 것



이번주 토요일날엔 용기를 내서 하모니 35주년 행사에 가볼까 했는데
낮인줄 알았던 행사가 저녁이란 소리를 듣고
"저녁때는 교회 가야 해서"라면서
마음을 접은 지 일 주일.

오늘 아침에서야
이번 주엔 토요일엔
교회에 안 가도 된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다시 돌이키기엔 너무 많이 마음이 돌아서서

그래서 이제는 한번 냈던 용기를 다시 내기 힘들어져버렸다


엉뚱하게 떠 버린 토요일을 고민하면서
아침 내내 음악만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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