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29, 2005

boyhood

나는 천성적으로 부끄럼을 잘 타는 소년이었지만
내 얼굴이 남달리 못생겼다는데 대한
나 자신의 확신이
천성적인 수줍은 성질을
더 한층 고질화 시킨 것도 사실이었다.
사람의 성격 형성에 있어서
용모만큼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없다...
나는 이렇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상황에
스스로 익숙해지기에는
너무나 자존심이 강했었다
그래서 여우처럼
포도는 아직 익지 않았다고
혼자 속으로 자위하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아름다운 용모가 주는 일체의 만족을
되도록 경멸하려고 애를 썼던 것이다.

사실 볼로쟈는 내가 보고 있는 앞에서
그러한 만족을 향락하고 있었다.
나 역시 그것을 진심으로 부럽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나는 오만한 고독속에 파묻혀
이지와 상상의 힘을 전부 기울여
그 향락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톨스토이, <소년시절 boyhood> 중에서

ps.
2001년부터 얼마간 썼던 일기장에서 발견
그걸 읽다보니 삐리리한 얘기들이 가득해서 웃음만 나옴... ㅋㅋㅋ

No comments: